서적

글쓰는 그리스도인

텔레울로스 2020. 5. 26. 07:38


26p. 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살아 있는 그리스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최대한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일깨워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영적 생활은 우리에게 훨씬 더 철저한 요구를 한다. 그것은 시공간 속에서 즉 지금 여기에서 살아 있는 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

 

27p. (1:14에서) ‘사셨다라는 단어는 집을 짓다라는 의미다. 아예 하나님이 이 땅과 신체를 자신의 거처로 삼고 사신다. 하나님은 인간의 몸을 입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되셨다.

 

28p. 몸의 부정이 아니라 몸의 변화, 몸의 학대가 아니라 몸의 희생이 기독교 영성의 요체다. 영성의 최대 걸림돌은 깊이 없음이다.

 

30p. 영성이란 보이지 않는 영을 보이는 몸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하나님의 얼굴이 되고, 하나님의 성전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 이야기는 그리스도 이야기의 일부다.

 

77p. 하나님의 창조는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 공허를 충만하게 히고, 어둠을 빛으로 바꾼다. 글을 쓰면서 우리가 내면을 정돈하고, 세상을 변혁하게 되는 것은 태초부터 유래된 일이다.

   

127p. ‘기도를 잘하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는 칼럼을 예로 들어보자. 이 경우 키워드는 기도=공부이다. 이것을 문장으로 만들어 제목으로 잡았다. 세 개의 키 컨셉은 역사, 성경, 선배다. 역사에서는 마르틴 루터, 성경에서는 에베소서 5:18의 성령 충만에 대한 마틴 로이드 존스의 해석, 선배는 지금은 한동대학교와 부산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분들인데 공부를 하면서도 개인 경건과 교회 생활에 철저한 분들을 예로 들었다. 여기서 구성, 곧 순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나는 보통 성경, 역사, 현실이라는 삼각 축으로 글쓰기를 좋아한다.

 

129p. 세 개를 세밀하게 연결해야 한다.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밝혀 주어야 한다. 글의 서두에 미리 일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사적으로 루터, 성경적으로는 성령의 활동은 기도와 공부의 상관관계에 대한 명제를 더 확고하게 해줍니다. 이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목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루터의 모습이 예외적인 것이 아닙니다. 고리타분한 고대 문서인 성경에 기록된 문자만은 아니랍니다. 제 선배들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137p. 주의 할 점이 있다. 첫째, 인용이 너무 많거나 적어도 안 된다. 둘째, 출처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반드시 인용부호를 표시하고, 적어도 세 줄 이상이면 새로운 단락이 되게 한다. 셋째, 자기 말을 덧붙여야 한다. 에코는 인용에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한 텍스트를 인용하고 해석을 덧붙이는 것과 자신의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용이다. 인용에는 반드시 인용문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138-139p. 철학이 문장에 주목한다면, 글쓰기는 문단을 주시한다. 왜냐하면 문단이 글쓴이가 전달하려는 생각의 최소 단위이기 때문이다. 한 문단은 한 가지 생각을 담는다.

 

141p. 문단을 쓸 때, 특히 주의할 사항이 있다. 되도록 결론을 맨 끝에 두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글이 의도하지 않았던 엉뚱한 곳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가급적 문단을 시작하면서 밝히라는 이유는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하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147p. 퇴고의 원칙은 둘이다. 하나는 일관성이다. 다른 하나는 전달력이다. 글은 결국 관계요 소통이다. 대중성이라 해도 좋다.

 

152p. 쉽게 읽히기 위해서는 군더더기를 어찌하든지 간에 없애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수식어와 접속어는 아껴야 한다. 정민은 이다를 기본으로, 가끔 있다를 결정적인 순간에 것이다를 사용하라 조언한다. 피해야 할 문장을 짚어야겠다. 수동태 문장이다. 되어진다보여준다와 같은 단어다.

 

159p. 그는 한국인 저자의 글, 특히 에세이를 쓸 것을 권했다. 논리적으로 또박도박 설명하는 문장을 구사하는 내게 감성을 건드리는 언어를 익힐 것을 주문한 것이렷다.

 

174p. 대학 4년을 성공하는 비결이 있다. . . 백이다. 한 분의 멘토, 열 명의 친구, 백 권의 독서다.


친절한 기현씨

특정 책을 감명 깊게 읽다 보면 어느 새 그 책의 팬이 되기 마련이다. 그 다음 단계로 저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저자의 다른 책마저도 찾아보게 된다. 그 책마저도 각 개인에게 맞는다면, 이는 독자에게 그 작가가 맞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사람이 바로 작가이자 목사 김기현이다.

 

저자 김기현은 성경적 관점과 신학적 통찰 그리고 역사적 현실과 교직하여 찬찬히 짚어 주는,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의 글쓰기는 획일적인 단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자기 고백인 동시에 상호대화를 지향한다. 이에 기독교 세계관, 평화주의, 우리 당대의 질문과 도전에 대해 복음을 증언하는 변증, 성경 이야기를 오늘 우리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본서는 시중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글쓰기와 관련한 기독교 서적으로, 특정한 글쓰기 형태를 제시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써 글을 써야 한다.’는 중심 명제를 다룬다. 크게 2부로 나뉘어, 1부는 5가지 글 형태에 따라 왜(Why) 글을 써야 하는지 다루고 제2부는 어떻게(How) 글을 써야 하는지 그 방법론에 대해 또 5개의 파트로 나뉜다. 에필로그에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며, 특별히 마지막에는 워크북을 따로 두어 글쓰기 초보자를 위한 저자의 배려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본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참고할 만한 서적으로, 글쓰기라는 표현의 한 방식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굳건하게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말했듯이, 본서는 어떤 글이든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하기에, 다양한 글 형태의 유익을 기독교적 관점으로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이미 목차에서부터 5가지의 글 형태, 자서전과 기도문, 일기, 서평, 편지, 칼럼의 유익을 단 한 문장으로 시원하게 드러내다보니 독자의 입장에선 한 단락이라도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을 심기고, 그렇게 모든 단락을 집중하게 만든다. 저자의 의도대로 어떠한 형태의 글을 쓰든 분명한 영적 유익을 누릴 수 있기에, 어쩌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어떤 글이든 쓰는 것이 좋다는 명제는 이미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어서 저자가 제시하는 글쓰기 방법은 간결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독자의 입장에선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해볼 만하네?’라는 글쓰기 희망의식을 품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위에서 소개한 5가지 글 중 하나라도 이미 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의식을 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글쓰기 관련 서적이다 보니 딱딱한 편견을 벗어나 쉽게 집필하려는 저자의 마음이 문체에서 느껴지고, 자신과 동일한 어려움 가운데 있을 독자들을 배려해 노하우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점에서 공감이 된다.

 

아무쪼록 이 시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본서를 통해 많은 유익을 누리고, 단순히 여느 책처럼 이론서에 그치지 않고 저자가 이끌어갔던 것처럼 실천서가 되어 글쓰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써 세워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