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oulos
장례 사역에 대한 고찰 본문
사역자로 살아간다면 일평생 설교와 목양을 최우선순위로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들여다볼 때, 목양에서 비중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장례'라고 할 수 있겠다.
교회가 새 하늘과 새 땅의 희미한 거울 역할을 한다고 할 때,
장례예배는 하늘의 위로를 맛볼 수 있는 중요한 사역이다.
그래서 선배들이 결혼식은 못가도 장례식은 꼭 가라고 했던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늘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장례,
같은 팀 사역자의 휴가로, 교회의 룰에 맞춰 팀 안에서 장례예배를 진행해야 했다.
시기적으로 우리 팀에는 나밖에 없다보니 당연하게 내가 장례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냥 위로예배 한 번이 아니라, 집례를 하기에 입관/발인예배를 다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때가 되어 집례한 입관/발인예배
갈 때마다 정말 마음이 어려웠다.단순히 장례이기 때문이기보다도, 유족들의 눈물보다도,갈 때마다 장례식은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현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소천하신 (명예)권사님에게 아무리 외동 딸만 있다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비어 있을수가 있지?
그냥 장례예배에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마지막 운구차까지 나아갈 때 상주 단 두 사람(그것도 딸과 사위)뿐이었다.
물론 어떠한 집안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왔다 갔는데 예배 때만(?!),
마지막 가는 길에만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알 수 없다고 결론 짓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사역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유독 더 텅 비어보였다.
그나마, 정말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담당 사역자가 휴가임에도
순례자(우리교회의 장례찬양팀이랄까)를 요청해 풍성한 찬양으로 보내드렸다는 점이다.
운구차까지 나갔을 때 순간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갈수록 출산이 적어지는 판국에 장례가 더 축소될텐데,
교회가 이런 장례사역에 조금 더 마음을 쏟으면 참 좋겠다고 말이다.
교구사역자가 되어 처음으로 집례를 해보았다. 그것도 내 교구가 아닌 타교구 장례로.
그런데 처음하는 경험치고는 참 많은 생각, 고민을 하게 했던 장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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