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59)
Teleoulos
요즘 들어 정말 하루하루 왜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건지 설교 때도 언급했지만, 시간이 삭제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만큼 정신없다. 그만큼 바쁘다. 그래서.. 속상하다. 일반적으로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시는 마음들이 있을 것이다. 이말인즉, 목회의 현장에 있지만 각자에게 주시는 사명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목사 안수를 받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게 주신 마음들이 있다. 물론 어떠한 마음은 일시적이기도, 즉 한 때이기도 하지만 또 어떠한 마음은 지속적으로 남는 게 있다. 지속적으로 남아 있는 마음, 계속해서 묻고 또 물어도 여전히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감동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첫번째가 바로 '목사 신학자'이다. 한국교회 현장은 참 각양각색인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다 인생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물론 느끼는 정도에 따라 그 위기를 해석하는 정도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말이다. 나에게도 인생의 위기라 여겨지는 시간이 있었다. 절대 그래선 안되는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던 그때, 그때 정말 간절히 울부짖었다. "하나님,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제발, 제발 좀 도와주세요." 그동안 내가 착각했었다. 내 스스로 다 가능하다고, 다 할 수 있다고, 하면 된다고. 그래서 쉽게 생각했고, 쉽게 말했었다. 그러나 막상 닥쳐보니, 마주해보니 할 수 없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다 결국 교만이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내려놓게 되었다. 그렇게 내려놓고나서 이렇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 그때의 그 고백을 결코 잊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아무것도 할 수..
5년의 시간을 살아온 사역지를 옮기는 이때, 정말 많은 감정이 뒤섞여 온다. 지금까지 함께 보내온 나의 제자들, 동역자들, 성도들, 환경들까지, 이젠 익숙해진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바로 이러한 때 잘 정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데, 쉽지 않은 일들이 내 삶과 주변에 일어나고 있다. 당장 내 삶도 삶이지만, 주변 동역자들이 겪는 소식을 들으며 대체 무엇 때문인건지, 목회자라서 그러는건지, 도대체 난 이 상황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건지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아내와의 갈등, 자녀의 질병, 아내의 건강, 소중한 두 사람의 부르심. 갖가지 감정과 상황을 누르며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내 마음이 연타로 오는 안타까운 소식 앞에 무너져 내린다. 엉엉 울며 흘려야 할 내 눈물을 차마 밖으..
예수님이 어떤 분인가를 명확히 말하고 있는 요한복음의 첫번째 문장은 이것이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하나님 그 자체라고 말하는 말씀은 하나님의 권위로써 이렇게 또 진리를 말씀하신다.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막 14:36)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갈 4:6) 예수님께서 아빠 아버지라 말씀하시는 것과 동일하게, 말씀은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을 향해 예수님과 동일하게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성경은 그리스도와 교회..
사역자로써 나 스스로 자부하는 바가 있다면, 작은 것도 정말 정성을 다해 해나가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수련회 또한 그랬었다. 하지만 늘 마무리되었을 때, 결과가 어떠했든 스스로 돌아보면 남는 건 하나였던 것 같다. "나만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나의 자기 성찰을 보면 옆에 있던 동역자는 말한다. 원래 다들 그렇다고. 그런데 난 1유형(애니어그램)답게, 나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 심하다. 물론 이 또한 나라는 사람의 모습인 것과 동시에 깎여 더 나아져야 하는 모습일 것이다. 이번 여름수련회 기간동안 귀한 믿음의 선배이자 강사목사님과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미 리더반 학생들과 한 번 뵙고 왔지만, 이후 1:1 교제에서는 감사하게도 더 많은 그리고 깊은 것들을 나눌 수 있었다. ..
어떠한 결론에 다다르든 인간의 삶은 영원하다. 그런 점에서 이 세상에서의 삶은 그 영원함 앞에 한 파편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아는 것처럼 살아가기 어려운 것은 당장 눈앞의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성경은 분명하게 말한다. 아직 완전하게는 아닐지라도, 성도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릴 수 있다고.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주 안에서의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앙생활을 통해 아직 희미하지만, 분명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신앙생활의 핵심은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 주제는 신앙생활과 직결되기에 실질적인 요소이면서 동시에 성도로써의 사명과도 맞닿아 있기에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칼빈주의에..
(절대적이진 않지만)보편적으로 각 교회들마다 특색 있는 사역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 교회에서는 매년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목적을 가지고 '선교 축제'를 준비하며 누린다. 그리고 지난 주(5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6월 한달 간 선교 축제를 누리고 있다. 이번 선교 축제의 주제는 'Be the Church, 세상 속에 교회'이다. 주제 그대로 코로나 이후 세상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교회될 수 있을지 하나님의 뜻을 듣고, 그 뜻대로 교회 됨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별히 오늘 강사로 오신 분은 정민영목사님으로, 이미 목회현장에서 은퇴하신 뒤 현재 복음과 도시(CTC)에서 자문위원이자 선교 컨설턴트로 살아가고 계신다. 사실 예배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에서 정목사님을 언뜻 뵀었을 때(?!), ..
1) 여느 날처럼 찾아온 목요 학부모기도회 여느 날처럼 나는 찬양인도와 말씀을 선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오늘도 진심을 다해 찬양을 통해 성령의 임재를 구하며, 전심으로 말씀을 선포했다. 분명 그랬다. 그런데 기도회 시간이 되어 강대상에서 내려와 방송실로 간 나는 한동안 멍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자면, 2%가 부족해 뭔가 싶은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건 다름 아닌 전심이었으나 잘못된 전심이었던 것이다. 즉, 정녕 이 시간을 위해 준비했던 말씀이라기보다는 해야 하니까 준비했던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사명이 아닌, 일을 했던 것이다. 2) 오랜만에, 한 때 뜨겁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나갔던 동역자와 통화를 했다. 근황에 대해 묻기도 하고, 어떠한 주제에 대해 교제도 나누었지만 전화를 마칠 때쯔..
신학생이 되기 전만 하더라도 나의 별명은 '교회오빠'였다. 이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상상하는 바로 그것으로, (각자의 해석을 존중하는 전제 하에) 그만큼 웃는 표정이 내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데 신학생이 된 이후,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역을 시작한 이후 나의 눈웃음과 웃음기는 싹 빠지고 정직한 표정만이 남었다. 이 말인즉, 얼굴로 나의 감정을 다 흘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어젯밤 글도 남겼지만)요즘들어 나의 인격에 대한 고민이 참 많다. 개인적인 기질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애매하지 않고 정확하고 정직한 것이 나의 강점이리라.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함께 드러나는 약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칫하다가는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처럼 내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에게 상..
요즘들어 여러 사람을 통해 속해 있는 공동체의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모든 이야기들을 취합하면 이렇게 결론이 난다. "문제다." 그렇다. 문제다. 조금 감정을 섞어 말한다면 "위기다." 그런데 이것은 드러나는 현상일 뿐, 진짜 문제는 이 현상을 공동체의 리더쉽이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짜 문제이자 위기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문제를 인식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은혜가운데 잘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명, 두 명, 그렇게 교제(대화)에 따른 결과가 본래의 자리를 찾는 것 같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으로 기뻐할 순 없다. 드러난 현상이 조금 연기될 뿐,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언젠간 반복될 것이기에. 그리고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이기에. 그런데 오늘.. 은 그 대화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