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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교회 방문

텔레울로스 2024. 7. 8. 11:41

1년에 단 한 번, 교역자인 내게 우리교회가 아닌 타교회를 방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휴가기간이다. 이번엔 어디를 갈지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면에서 확실히 수도권보다 선택지가 좁아진 부분도 있고, 딱히 마음에 품고 있던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난 부산의 수영로교회를 방문했다.

 

미리 가서 교회를 둘러보고 싶었는데, 나름 20분 전에 도착했어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주차만 대략 20분을 정도 대기하다가 정각에 맞춰 그나마 본당 2층으로 입장하게 되었다. 물론 예배자로써의 본분이 내겐 1순위지만, 예배를 탐방하러 왔기에 주변을 쓰윽 둘러봤다. 상당한 사람들이 주보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비도 오고 그래서 습도도 올라가고 답답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부채질은 줄었지만, 체감상 온도가 내려가서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 것일뿐, 여기에서 바로 첫번째로 내가 섬기는 교회가 얼마나 온도/습도에 민감하게 조치하고 있는지 현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곧이어 학습/입교/세례식이 거행되었다. 여기에서 두번째, 분명히 사전에 동선을 맞추고 기획했을 터 그러나 전반적으로 프로페셔널해보이지 않았다. 조금 냉철하게 말하자면 엉성히 보이는 면도 있었다. 곧이어 담임목사님의 기도, 정말 죄송한 표현이지만 (아마 시간적으로 녹록치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나)후다닥 쳐내는 느낌이 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 

 

마지막 세번째, 메시지. 내게 이 교회에 방문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목사님의 메시지 때문이었다. 메시지가 정말 너무 좋고 특출하기보다도, 담임목사님의 기도 준비를 이미 (한 다리 건너)들은 상태였기에 더더욱 기대한 부분이 컸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쉬움이 컸다. 아마 주일설교인만큼 전 성도를 대상으로 청중을 설정했기 때문에 더더욱 목회자인 나에게는 싱거움으로 남았지 않나 조심스레 생각을 펼쳐본다. 

 

예배를 전반적으로 돌아본 내게 남는 건, 크게 2가지 결론이었다.

(1) 담임목사님의 무게감. 내가 삶을 다 알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단 한 번의 설교로 모든 걸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실례인 걸 알기에 말은 아끼겠으나 멀리서도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담임목사님의 그 무게감을.

(2) 우리교회의 수준 높음. 중국집 가게 자녀는 중국음식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나름의 진리 같은(?!) 규칙이 있기에 나 또한 우리교회의 수준이 어떠한 지를 알 수 없었는데, 이번 예배를 통해 내가 섬기는 교회의 경쟁력을 보게 된 것 같아 뿌듯한 부분도 컸다. 아마 이 차이는 담임목사님이 얼마나 교회 사역 전반에 직접적으로 들어오는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런 점에서 고민하게 된다. 과연 내가 담임이라면 어디까지 생각을 해야 할까, 어디까지 컨트롤을 해야 할까, 여전히 진행 중인 고민이다.

 

 

여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겠지만, 그 가운데 깨달음이 있음에 감사하며 계속해서 개혁된 교회를 계속해서 개혁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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