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oulos
[일기] 결국 모든 해답은 '나' 본문
사람마다 인생의 위기는 찾아온다.
그리고 그 위기는 사람마다 여러 방법을 통해 이겨내기도, 통과하기도, 그냥 흘러가기도 한다.
최근 나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이 위기는 이미 이전에 경험했기에 너무 당혹스럽고 충격이라기보다는,
더 큰 영향력으로 찾아왔기에 굳이 '위기'라고 표현한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무엇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내 쪽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 진솔히 말해서 내 문제는 기껏해야 2~3이라고, 상대방이 7이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근에 터진 '현상'에 한정해선 그게 맞다.
분명 문제가 문제로 터진 것은 상대방 측이 선을 넘은 것이 맞기에.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이번에 터진 이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결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없기에.
그렇기에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 인생 멘토들과의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 내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 찝찝함과 깨달음.
결국 이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은, 이 문제의 근본적인 방안은 '나'에게 있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의 문제가 '나'라는 말이 아니다.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나'에게 있다는 말이다.
왜? 나는 목회자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래서 억울했다.
솔직히 그래서 화가났다.
솔직히 그래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그래서 더더욱 이 상황이 싫었다.
그러나 다음에 또다시 이 상황을 위기로 맞지 않기 위해선,
또다시 이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그 해결책이 나에게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게 맞다.
그래서 지금도 너무 아프다.
그래서 지금도 너무 슬프다.
그래서 지금도 눈물이 난다.
그래도, 정말 그 가운데 감사한 위로가 나에게 두번 연달아 찾아왔다.
동역자와의 통화 가운데 목회자로써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논하다가
"성품의 훈련은 일찍있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첫번째.
몇 일전의 독서의 깨달음 가운데 두번째.
유진 피터슨은 그의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장로교 갱신 운동에 참여하고 지지를 보낸다. 그러나 적어도 그런 활동이 내 사역의 핵심은 아니다. …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배제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기류를 따르는 데 느린 사람들, 반골 기질이 있는 사람들을 버리고 간다. … 그러면 동네 사람들의 대다수에 해당하는 상처 입은 사람, 저는 사람, 아이들, 저성과자들은 누가 상대해야 할까? 바로 목사들이 상대해야 한다. … 갱신과 부흥의 구호는 언제나 내가 정말 관심을 갖는 많은 사람들을 방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와 동시에 그런 구호 없이는 복음을 가장 아쉬움이 없고 의욕도 없고 순종할 줄도 모르는 사람들의 역량이나 욕구 정도로 축소시켜 버릴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목사가 되어 버릴 것 같은 불안이 늘 내 안에 도사리고 있다."
이 깨달음에서 난 내가 목회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나 자신의 교만함을 보게 만들었다.
어쩌면 위 2가지 깨달음은 별 게일 수도 있으나,
요 몇일 간에 있던 깨달음의 파도 속 한 가운데 있다보니
모든 깨달음의 조각들이 하나하나 맞춰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기에 아프지만, 내 마음은 아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생긴다.
결국 이 또한 하나님의 넓은 손바닥 안에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만은 변함없기에
결혼하고 내게 주어진 여러 급진적인 상황들, 그리고 이번에 겪은 위기까지
그 무엇보다 인간적인 사고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번에, 이마저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훈련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려 한다.
다시금 결단하며 나아가려 한다.
거룩하신 주님, 저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성령의 열매, 그 중에서도 온유와 오래참음과 자비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성령의 충만함이 없다면, 전 동일한 삶을 반복할 것이며 희망이 없습니다.
저의 주인되시는 주님, 성령으로 충만케하시사 오늘도 저를 다스려 주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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