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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인격 훈련

텔레울로스 2023. 5. 30. 07:22

신학생이 되기 전만 하더라도 나의 별명은 '교회오빠'였다.

이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상상하는 바로 그것으로,

(각자의 해석을 존중하는 전제 하에) 그만큼 웃는 표정이 내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데 신학생이 된 이후,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역을 시작한 이후 나의 눈웃음과 웃음기는 싹 빠지고 정직한 표정만이 남었다.

이 말인즉, 얼굴로 나의 감정을 다 흘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어젯밤 글도 남겼지만)요즘들어 나의 인격에 대한 고민이 참 많다.

개인적인 기질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애매하지 않고 정확하고 정직한 것이 나의 강점이리라.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함께 드러나는 약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칫하다가는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처럼 내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에게 상처주기 딱 좋은 기질이란 말이다.

 

그렇다. 특별히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말을 하지 않으려는 이 시대이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모습은, 더군다나 사역자라는 내 정체성은,

되레 나의 기질만 더 드러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인 것이다.

 

그렇다고 난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막가파적 마인드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또 반대로, 그런 나의 기질을 깎아 없어버리자는 것도 결코 아니다.

결국 그런 나의 본성은 그대로 있되, 이러한, 즉 일정 부분 너무 튀어오른,

그러니까 모난 부분은 분명히 깎이긴 깎여야 하고, 요즘 그러고 있다는 말이다.

 

설교학에서 배웠던 것 같다. 수사학에서 설득의 3요소: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이는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자에게 큰 통찰력이 있는 것으로,

에토스(Ethos)는 화자와 화자가 전하는 메시지의 신뢰성. 즉, 화자의 인격과 신뢰감.

파토스(Pathos)는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하는 감정적인 소구. 즉, 정서적 호소와 공감.
로고스(Logos)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화자의 주장을 실증하는 소구방법. 즉, 논리적 뒷받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로고스는 10%, 파토스는 30%, 그리고 에토스가 바로 60%가 좋다고 말한다.

결국 에토스, 즉 삶이 가장 크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자는 먼저, 아니 우선적으로 삶으로 설교대로 살아야 한다.

바로 그렇게 될 때, 말씀이 살아서 성령의 도우심 가운데 성도들에게 흘러간다.

그렇다고 또 설교 때문에만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설교자도 먼저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가야 하고,

설교자이기에 더더욱 이 부분에 무게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책임이 또 따라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비록 깎이는 훈련이 고되고 버겁지만, 의미있다.

그러한 훈련이 있기에 앞으로의 내가 있을 거기 때문에.

광야에서, 빈들에서의 훈련을 통해 오실 주의 길을 예비할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실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오늘을 시작하는 이 아침에, 

그리스도의 예수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이끄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그렇게 성령의 열매를 풍성히 맺게 해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오늘도 일어나려 한다. 주여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내가 뭇 나라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내가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 (시 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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