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Teleoulos

Slave 본문

서적

Slave

텔레울로스 2018. 4. 15. 20:04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때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통치하던 2세기 중반이었다. 기독교를 믿는 것은 불법이었고, 로마 제국 전역 신자들은 투옥과 고문, 죽음의 위협에 직면해 있었다. 비엔나의 집사였던 상투스(Sanctus)는 체포된 상황에서 로마 정부의 관리 앞에서 이 짧은 한 문장 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를 고소한 자들은 그가 자신의 신앙고백을 철회하기를 기대하며 계속해서 압박했지만, 그는 동일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상투스라는 젊은이는 압박을 넘어 살기가 느껴지는 위협을 당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전과 동일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고대 교회사가였던 유세비우스(Eusebius)에 따르면, 상투스는 자신을 고발하는 자들에게 자신의 이름도, 자신의 국적이나 자신이 살던 도시도, 자신이 노예인지도 대답하지 않고, 모든 질문에 오로지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라고 확고하고 짧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의 대답이 변하지 않자 결국 그는 심한 고문 끝에 공개처형을 당했다.

 

비록 그는 순교를 당했지만, 그가 받은 질문에 그보다 더 나은 대답이 있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칭호가 그의 모든 것을 규정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그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이 내용은 존 맥아더 목사님의 'Slave'라는 책의 맨 처음 도입이다. 도입치고는 너무나도 그 임팩트가 강렬하여 이 책을 도무지 더 읽으라고 하는건지 말라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그만큼 나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심도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반증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맥아더 목사님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그의 저서의 제목과 같이 그리스도 예수의 "노예" 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노예란 어떤 존재인가 말씀 구절을 통해 조목조목 밝히는 그의 통찰력은 그동안 성경을 통시적으로 읽지 않았던, 사역자라는 정체성이 너무나도 부끄러운 내 자신의 모습을 보게해주었다. 


그의 책 마지막 장은 '도발적인 역설의 진리'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그는 구원이 공짜이면서 값비싼 것이라거나, 진정으로 부요해지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가난해져야만 한다거나,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생명을 버려야만 한다는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면서 '노예'라는 존재가 그리스도 안에서 얼마나 영광스럽게 전환되는지 언급한다. 그는 우리가 흔히 입버릇처럼 고백하는 '종'이라는 표현은 고용자인 반면, '노예'는 소유된 자라는 점에서 신자들은 종이 아니라 노예라고 주장한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6장에서 이 세상에 단 두 부류의 사람들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죄에 속하든지, 하나님께 속하든지, 모든 사람은 결국 노예이다. 이에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James Montgomery Boice)는 이렇게 말한다.


절대적인 자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자유라는 영역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질문은 당신은 누구를 혹은 무엇을 섬기고 있습니까?’입니다. 우리는 죄의 노예가 되거나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의 노예가 되어야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노예가 되는 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이란, 흑백논리처럼 보이는 두 가지 정체성 앞에 그리스도 예수의 '노예'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 책은 2년 전쯤, 선교를 다녀온 직후 찾아보았던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내 정체성에 대해 간구할 때 "그리스도 예수의 온전한 노예"가 되게 해달라고 소망하곤 했는데, 요즘 나의 모습을 보면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이 책을 다시금 돌아보며 성찰해본다. 그리스도 예수의 노예, 이 얼마나 두려우면서도 복된 정체성인가? 혹여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거나, 교회를 다님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믿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힘겨운 분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점검해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덧붙여 이 글을 읽고도 자신이 그리스도인으로써 잘 살아가고 있다는 과한 자신감에 빠져있는 사람 또한 이 책을 읽어볼 것은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아니, 조금 더 욕심내서 말하자면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는 이 시대 모든 그리스도인이 읽어보기를 소망해본다.


끝으로 맨 처음 언급되었던 상투스 집사님의 모습처럼, 내 평생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는 고백을 진정 내 입술가운데 고백해보기를 바라며 하나님 앞에 간구해본다. "주여, 이 더러운 죄인. 그리스도 예수의 온전한 노예가 되게 해 주옵소서!"


'서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교와 설교자  (0) 2018.07.17
고귀한 시간 낭비  (0) 2018.07.07
진노 아래 놓인 민족  (0) 2018.07.07
마틴 로이드존스 (MARTYN LLOYD-JONES)  (0) 2018.04.19
DEEP & WIDE 노스포인트 교회이야기  (0) 2017.08.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