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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eoulos
1년에 단 한 번, 교역자인 내게 우리교회가 아닌 타교회를 방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휴가기간이다. 이번엔 어디를 갈지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면에서 확실히 수도권보다 선택지가 좁아진 부분도 있고, 딱히 마음에 품고 있던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난 부산의 수영로교회를 방문했다. 미리 가서 교회를 둘러보고 싶었는데, 나름 20분 전에 도착했어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주차만 대략 20분을 정도 대기하다가 정각에 맞춰 그나마 본당 2층으로 입장하게 되었다. 물론 예배자로써의 본분이 내겐 1순위지만, 예배를 탐방하러 왔기에 주변을 쓰윽 둘러봤다. 상당한 사람들이 주보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비도 오고 그래서 습도도 올라가고 답답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부채질은..
서론: 참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이곳은 내 공간이니까..! 새로운 곳을 가면 늘 주변 사람들이 많이들 묻는 질문이 하나 있다. "적응하느라 고생이시죠?" 뭐, 진심이든 인사치레든 당연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라는 사람에게 적응이란 사실 큰 의미는 없었다. 어딜가도 그에 따라 잘 지내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있는 탓일까, 아니면 나만의 목회관이 정립된 탓일까, 이것도 아니면 이전 삶에 따른 반발심인 것인가? 여전히 적응(?!)되지 못한 영역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목적성 있는 전화였다. 물론 그 목적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최우선적인, 분명한 이유. 바로 사역을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니까. 그러나 그 목적 이면에 성도가 가려지는 것이 내겐 걸리는 지점이었다...
이런 말하기 참 부끄러우나, 수요예배는 나에게 기필코 버텨야 한다는 의지불굴의 시간이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아니 그 전날 새벽까지의 작업(?!)으로 인해 더 피곤한 수요일의 수요예배였으니 나 스스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 불안불안하다는 것을... 엎친데 덮친다고, 오늘 본문은 바로 익숙하다못해 넘치는 요 4장 사마리아 여인의 스토리였다. 이정도면 불안을 넘어 절망아닌가, 하하하.. 그런데 이런 나의 걱정은 어리석은 기우일 뿐이었다. 하나님의 노크가 강력하게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교회 동역자의 설교는 늘 목회자에게 (이런 표현이 좀 그렇지만..) 모 아니면 도다. 왜냐하면 그 분의 삶을 다 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수사학의 3대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