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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분열된 복음주의

텔레울로스 2020. 3. 25. 22:47



성경에 따르면,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주의 말씀은 영원하다. 그런데 왜 시간이 흐를수록 유럽이나 미국의 교회는 변하는 것일까? 더 정확히 말해서 교회는 무너지고 기독교는 세상에서 적대시 되고 있는 걸까?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하다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용어 복음이 단어를 주창하며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그리스도인들을 통칭해 존 프레임은 복음주의가 적합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성경을 믿는 모든 개신교 그리스도인들을 설명하는 최고의 용어가 복음주의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그에 따르면, 복음주의에 속하거나 복음주의를 주창하는 그리스도인은 적어도 성경을 믿으며 살아간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오늘날 성경대로 살아감에도 교회는 무너지고 힘을 잃어 세상의 흐름 속에 함께 변형되고 있는 걸까? 이는 복음주의가 무엇인지 온전히 알지 못한 채, 자의적으로 정의하며 살아가고 있는 자칭 그리스도인이 있기 때문이리라.

 

본서의 저자 이안 머리는 1931년 영국 랭커셔에서 출생해 로이드 존스에게 발탁되어 1956-1959년까지 웨스트민스터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고, 이후 런던과 시드니에서 10여년 목회를 했다. 그의 가장 중요한 사역과 업적은 1957년 잭 쿨럼과 함께 진리의 깃발사를 공동 설립하여 개혁 및 청교도 신학과 부흥 신학을 중흥시켰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중이다.

 

(표지에서 보이듯)제목 옆 부제 형식으로 이렇게 쓰여 있다. “참 그리스도인이란 누구인가? 성경적 교회란 무엇인가? 1950~2000년 현대 복음주의 역사가 주는 교훈이 세 문장은 본서를 이끌고 갈 가이드러너로, 저자는 복음주의자라는 단어의 배경을 설명함으로 시작 휘슬을 분다. 그렇게 목차를 살펴보면 자유주의에서부터 시작해 근본주의와 신복음주의, 더 나아가 영국 성공회에서의 갈등, 에큐메니컬 운동의 참여에 대해 연대기적으로 상세하게 다룬다. 여기까지가 바로 총 11장중에서 1-5장까지의 내용이고, 다음 6-11장까지는 앞서 다루었던 역사적 사실 위에 표지에서 말하는 명제 3가지를 차례대로 다루며 논평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별히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1-5장까지는 숨 쉴 틈 없는 전개로 인해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면, 6장부터는 생각하게 하고 중요한 개념들을 잘 정립 할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함에 차분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전개 속에서 살펴볼 것은 크게 2가지로, 복음주의의 역사적 흐름의 변화복음주의 진영의 분열이다. 이와 관련해 역사적으로 마틴 로이드존스가 분리주의를 주창했다는 해석들이 분분한데, 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이 직접 옆에서 지켜봤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되짚어 간다. 그렇게 지난날을 조망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남긴다.

 

그 첫 번째로, 복음주의가 태동한 이후 오늘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특정 인물의 사상에 따라 쉽고 깊게 보여준다. 지난 이백 년간 기독교에서 일어난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슐라이어마허의 신학으로 시작해, 빌리 그레이엄의 실용적인 전도사역, W.C.C의 출범에 따른 복음주의 내부의 분열을 역사적으로, 신학적으로 논리정연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특별히 대다수 역사적인 관점에서 집필된 서적들은 사상 중심으로 논리가 전개되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생소한 단어들을 접하게 하는데 반해, 본서는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가기에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많은 믿음의 선배들과 깊고 넓게 만나게 한다. 아무래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여러 동역자들과의 관계 안에서 논평을 하다 보니 저자의 입장에선 주관적인 생각을 많이 드러낼 수밖에 없었을 텐데, 이에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덧붙임으로써 독자들에게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려 했던 것 같다. 이러한 저자의 글쓰기 방식은 독자들로 하여금 객관적인 시각 제공 그 이상으로, 많은 믿음의 선배들의 사상을 넓게 접하게 하고 깊이 생각하게 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배워야 할지 어떤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세 번째로, 본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저자는 당시 복음주의가 분열되는 상황을 낱낱이 드러내면서 그렇게 된 이유를 마치 추리소설처럼 깊이 파고드는데, 결론은 (내용적으로)본질 vs 연합의 가치였다. ‘소수이지만 그 가운데 끝까지 성경이 말하는 본질을 붙잡으며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연합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잠시 일정 선의 본질을 뒤로 밀어두는 것이냐’. 이러한 본질적 질문 앞에 저자는 역사적으로 비춰진 결말과 여러 인물들의 언행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 독자들을 이끌며 다시금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변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 기독교가 취해야 할 자세 또한 일정부분 변해야 한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할 본질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본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간접적으로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보게 한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살 수 있다.’. 이에 복음주의 역사의 중심에 섰던 저자의 경험과 통찰력 있는 관점을 담고 있는 본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교훈을 넘어 미래를 제시해주는 서적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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