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oulos
[드라마 시청] 이것이 진정... 본문
나는 의도적으로 미디어에 거리를 두려하지만,
영화&드라마는 되는대로 챙겨보려 하는 편이다.
그 이유인즉, 첫번째로 그 시대 문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고,
두번째로 그 안에 푹 빠져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세번째로 그 안에 푹 빠져 많은 깨달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영화&드라마 중에서 미스터리나 추적물들을 좋아하는 나에게
드라마 '악의 꽃'은 하나의 후보였다.
한 때 1~2화를 잠시 보다가, '이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기대보다 별로라 한 쪽 구석에 넣어두었는데
이번에 의도치않은 휴가기간이 생겨 정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본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준기, 문채원'배우.
사실 이준기씨에 대해선 그닥 호/불호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문채원씨에 대해서는 이전에 봤던 드라마로 인해 호감이 있었기에
나름 기대를 가지고 다시금 접하게 되었다.
비록 1~2화는 딱히 강인한 인상이나 흥미는 느끼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보다보니
스릴넘치는 전개로 인해 푹 빠지게 되고, 그 가운데 서려 있는 로맨스는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중간중간에 있던 이해할 수 없는 대사와 전개는 시청자로써 의문을 달게했지만,
말 그대로 '드라마'이기에..^^
현재 16화 전체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그 가운데 강렬하게 내 마음에 새겨진 깨달음이 있다.
바로 위에 있는 한 장의 사진에 써 있는 대사가 그 발단이다.
14년을 사랑해 온 남편이 알고보니 14년 동안 자신의 신분을 속여 살아온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큰 충격에 휩쌓이고 결국 남편에게 헤어지자는 고백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계속해서 남편의 과거를 추적하던 아내는 어느순간 자신의 입장이 아닌,
그렇게 속일 수밖에 없었던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되고
점차 남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사실을 기반으로 남편을 재단해온 세상 사람들과는 달리,
진실을 기반으로 점차 남편을 품기 시작했던 것이다.
"너한텐 나밖에 없었구나,
지금 너한테도 나밖에 없겠구나"
바로 이 부분, 이 부분에서 정말 충격이었다.
"이것이 진정 사랑이 아닐까...?"
내 뇌리 속에 강렬하게 박힌 저 한 마디,
결혼생활을 한지 2년이 조금 지난 나에게
과연 이와 같은 사랑을 해 본 적이 있나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혹자는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에이, 드라마잖아~ 어떻게 그렇게 해~"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현실적이며 합리성을 따지는 나에게
이 장면들은 결코 '드라마'란 이름으로 모든 것을 덮을 수 없었다.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고, 또 사랑이었다.
사랑이라는 단어 이외 그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는 장면이란 말이다.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잘 되지 않는 '사랑'의 모습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잘 되지 않던 '역지사지'의 자세
내 입장이 아닌 아내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더더욱 그럴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마음이 어찌나 내 마음을 사로 잡고 날 아프게 하던지...
이것이 내가 드라마를 시청하는 이유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순기능일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써 하나님의 관점에서 설명한다면,
이것이 바로 '일반 은혜'일 것이다.
바라기는 이 은혜가 한 순간이자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큰 충격이자 변화될 삶의 시작이길 소망해본다.
목회자임을 넘어,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써
이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작게나마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나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