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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라는 사람

텔레울로스 2023. 9. 1. 17:35

사역자로써 나 스스로 자부하는 바가 있다면, 작은 것도 정말 정성을 다해 해나가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수련회 또한 그랬었다.

하지만 늘 마무리되었을 때, 결과가 어떠했든 스스로 돌아보면 남는 건 하나였던 것 같다.

"나만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나의 자기 성찰을 보면 옆에 있던 동역자는 말한다. 원래 다들 그렇다고.

그런데 난 1유형(애니어그램)답게, 나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 심하다.

물론 이 또한 나라는 사람의 모습인 것과 동시에 깎여 더 나아져야 하는 모습일 것이다.

 

이번 여름수련회 기간동안 귀한 믿음의 선배이자 강사목사님과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미 리더반 학생들과 한 번 뵙고 왔지만,

이후 1:1 교제에서는 감사하게도 더 많은 그리고 깊은 것들을 나눌 수 있었다.

목사님은 직설적이면서 진솔하게 물으셨다. "잘하는 게 뭐예요?"

글만 볼 때 좋은 뉘앙스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본의인 즉 내게 주신 은사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때 난 대답했다. "말씀에 울림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이후에 한참을 생각해보니 조금 애매한 답변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할 때 그 뜻은 '설교를 잘한다.'는 것보다는, '기름부음이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은사라기보다는 성령의 감동으로써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당시 목사님께서는 자신이 어떤 스타일로 말씀을 선포해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고민하고 계시지만 이제는 확고히 정립된 방향성을 가지고 해나간다고 나눠주셨다.

아마 이러한 류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

"저는 옥한흠목사님처럼 할 수가 없어요. 오히려 이찬수목사님처럼 선포하는 게 더 잘 맞아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할 수 있는 나눔이었다. 그게 참 멋있었다.

 

이제 그 감동을 교훈으로 삼아 나 스스로를 계속해서 돌아보려 한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렇게 말씀을 선포하는 게 맞을까? 저렇게 말씀을 선포하는 게 맞을까?"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게 맞을까? 저렇게 살아가야 하는 게 맞을까?"

"타협하지 않는 것인가? 나의 고집인 것인가?

"자비가 없는 것인가? 정도를 걷는 것인가?"

"내게 주신 은사로 나는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하는가?"

 

설교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나가는 목회자로서의 삶.

결코 한 번의 고민으로, 한 번의 기도로 끝날 씨름이 아닌 걸 잘 알기 때문에

마음 한 켠이 답답하기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계속해서 되뇌게 된다.

결국 아버지께 물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아버지, 인간적인 계산은 다 내려놓고 다시금 시작하겠습니다.
저를 긍휼히 여기시사 답을 찾으려 내 자아를 발동시키기보다는,
하나하나 그저 지혜의 근원되시는 주님께 물으며
작게나마 비추시는 그 빛을 따라갈 수 있도록,
그렇게 주께서 원하시는 그곳에 제가 서 있을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인도하옵소서
저의 왕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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