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oulos
[일기] 오랜만에 여유 본문
나라는 사람은 본래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가족들 없이)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빨간날, 아내의 친정 방문, 그로 인한 나 홀로.
시간만 남으면 늘 독서의 자리로 나아가려 하고,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쌓여 있으면 영화감상의 자리로 나아가곤 하다가
이번만큼은 능률, 효율 다 내려놓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바로 중고서점 방문이다!
본래 계획은 YES24 중고서점, 알라딘 중고서점 두 곳을 방문하려 했었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어가며..
라고 계획하여 이런 저런 동선을 생각했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사역을 위해 걸어가는 것이 아닌 이 어색한 느낌..
백만년 만에 지하철을 타는 것 같은 이 어색한 분위기..
이사온지 10개월이 다 되었지만,
대구라는 지역에 처음으로 내 개인스케줄로 발을 디뎌보니 그저 신기(?!)했다.
그렇게 처음 방문한 YES24 중고서점.
가만보니 옛날 집을 서점으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였다.
1층, 2층 내가 원하는 '기독교'분야로 가서 하나하나 살펴봤다.
보통 중고서점은 특정 책을 사기 위함보다도,
'하나만 얻어 걸려라'라는 마인드로 가다보니 쑥~ 살펴봤는데
이럴수가.. 한 권도 건진 것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찾아온 허탈감.
그러나..! 이렇게 일어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워
다음으로 관심있는 인문분야 앞에서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뭐 하나 건질 게 없을까 살펴보던 중...
드디어..! 뭔가 호기심을 자아내는 서적을 발견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사전에 알아보지 않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서적엔 관심을 두는 편이 아닌데,
이 날은 앞선 허탈감이 컸었는지(?!)
호기심이 관심으로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 권, 그리고 또 한 권, 이어서 한 권..
결국 내 손에 쥔 책은 총 4권이나 되었다.
많았다. 그러나 여긴 중고서점 아닌가!
과감하게 겟! 하여 읽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펴 내려갔다.
그런데 응..? 어느 순간 졸고 있는 날 발견했다.
'그렇지,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났지..!
그래도 한 번 버텨보자, 여기까지 왔는데..!'라며
40분 가량 끙끙거리며 씨름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버틴다고 다가 아니다. 자고 인나서 카페가자'
그렇게 다시금 여행자모드로 변신하여 귀가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부린 여유치곤 짧고 굵은 4시간정도였지만,
나름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잠시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나를 위해 쓴 시간 아니겠는가?
이런 시간이 단순히 나를 위한다기보다도,
결국 나를 위한 것이 아내를 위한 것이고, 자녀들을 위한 것이기에,
그리고 결국 이 또한 나를 허락하신 하나님을 위한 것이기에
앞으로도 상황이 허락하는 선에서 지혜롭게 이 여유를 누리면 좋겠다.
하나님, 그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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