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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엔리케의 여정

텔레울로스 2024. 10. 30. 12:41

예스24에서 퍼왔음을 밝힙니다.

 

 

운명?

 

이 세상에 ‘김아무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즉 동명이인은 많다. 그러나 그 중 한 사람은 이 세상에 고유한 단 한 명이다. 인종별, 대륙별, 수저별, 정말 각양각색으로 이 세상 수십 억만 명은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가게 되어 있다. 본서는 ‘각자’라는 단어가 참 잔인할 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 어린아이에 대한 관찰 일지라고 할 수 있다.

 

본서의 저자 ‘소냐 나자리오’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L.A. 타임스지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기사를 20년 이상 써왔고, 최고 권위상인 퓰리처 상 파이널리스트까지 올랐다. 그는 엔리케과 같은 아이들이 직면하는 현실을 알고 보다 생생하고 정직하게 기록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접 현장 취재에 뛰어들었다. 그 때문에 독자는 그저 하나의 소설이 아니라, 내 옆집의 이야기처럼 와닿는다.

 

엔리케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흙수저, 그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하루에 1~2달러로 먹고 살아가는 정도의 수준. 너무 가난해서 학교 갈 생각은커녕 당장 한 끼 먹는 것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수준. 그러다보니 그 수준에 사는 부모들은 대다수는 꿈의 나라라는 미국 땅으로 건너가 돈을 벌려 한다. 불법체류자로써 말이다.

본서는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넘어가 일평생 돈을 보내는 엔리케의 엄마와 그 엄마를 찾기 위해 생명을 담보로 죽음의 열차를 타고 떠나는 아들 엔리케의 스토리를 그려내고 있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머나먼 미국 땅으로 떠난 엄마, 기회비용으로 그만큼 오랜 기간 자녀를 떠날 수밖에 없던 엄마. 우리는 이 엄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엄마의 부재 속, (어쩔 수 없는 사회 구조는 두말할 것도 없이)사랑이 고파 세상의 것으로 채워보려 이리 저리 떠도는 아들 엔리케. 우리는 이 아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연 누가 엔리케의 엄마를, 엔리케를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목회자인 난 ‘주여..’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본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생생하게 그려짐에 따른 몰입도가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먹먹해진다. 사실 스토리가 뻔히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보다 큰 내면의 소리들을 발견하게 된다. ‘어떻게.. 이렇게 살아갈 수가 있는 거지?’ 분명히 동일한 사람이고, 동일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는데 어떻게해서 이렇게 다른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걸까? 그런 점에서 모든 질문은 위로 향할 수밖에 없던 것 같다.

본서의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여전히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뭔가 시원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찝찝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먹먹해진다.

 

사람이라는 존재, 사회라는 구조, 가족공동체, 기회비용. 책을 덮었을 때 일상 가운데 편히 생각했던 그런 가치들을 곱씹을 수밖에 없던 것 같다. 그리고 자연스레 고백하게 된다. ‘하나님, 이 먹먹함을 감사로, 섬김으로 풀어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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